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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학 필독서

[BOOK] 말테의 수기 Die Aufzeichnungen des Malte Laurids Brigge - 라이너 마리아 릴케 Rilke, Rainer Maria

by 머니4u 2023. 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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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테의 수기 줄거리

 감수성이 예민한 28세의 시인 말테 라우리츠 브리게는 부모를 잃고 가족 하나 없는 고독한 처지입니다. 그는 생계를 위하여 고향인 덴마크를 떠나 파리로 옵니다. 그의 눈에 비치는 모든 풍경은 음울하게 그려지는데, 그 이유는 말테 자신의 내면이 고독하고 우울하기 때문이겠지요.

 말테가 떠올리는 유년 시절은 유서 깊은 가문의 저택 속에서 외부와 차단된 채 자라는, 유약하고 예민한 소년의 모습입니다. 그 시절에 어린 말테는 곧잘 열병을 앓았으며, 벽에서 커다란 손이 나타나는 등의 환각을 보곤 했습니다.

 이런 기질은 청년이 된 지금도 그대로 남아 있어서 말테는 아직도 환각과 강박관념에 시달리며 늘 불안해합니다. 한편으로 그는 시인으로서의 사명감을 느끼며 보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 늘 파리 시내를 홀로 헤맵니다.

 내성적이고 비관적인 성격을 가진 그는 세속적 차원의 사랑을 포기함으로써만 오히려 사랑을 지속할 수 있다고 믿는 등, 특이한 애정관을 품고 있습니다. 수기의 마지막 부분에서 말테는 세상의 그 누구도 자기를 사랑할 수 없으며, 오직 신만이 자기를 사랑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그는 세상에 대한 모든 애정을 끊고 오직 신의 사랑만을 찾고자 하지요.

 그러나 작품의 마지막 문장은 그러나 하느님은 아직 좀처럼 그를 사랑하려 하지 않았다.”라고 하여, 그의 이런 소망이 이루어지지 않으리라는 비관적 전망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작품 해설

이 작품의 독특한 형식과 중요성

 이 작품은 소설로 분류되지만 일반적인 소설에서와 같은 줄거리 전개가 없습니다. 말테의 수기'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수기(일기) 형식의 짤 막한 글이나 편지, 그 밖에 여러 상념들이 각각의 단락을 이루며 나열되어 있을 뿐이죠. 그러나 이 작품을 소설로 볼 수 있는 이유는 상념의 주체인 말테가 작자인 릴케와 동일시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즉 이 작품 속에 나오는 수기는 형식상 릴케가 쓴 것이 아니라 말테가 쓴 것이고, 말테는 바로 작품 속의 허구적 인물이라는 말입니다.

 릴케는 이 소설을 쓰는 데 꼬박 6년 동안의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리고, 이 작품에는 릴케 자신이 작품의 공간적 배경인 파리에서 실제로 살았던 동안 품고 있던 내면의 상념이 드러나 있습니다. 또한 그가 직접 "말테는 나의 정신적 위기 속에서 태어난 인물이다.”라고 말한 바 있고요.

 릴케는 이 작품을 1904년에 로마에서 쓰기 시작하고 1910년에 라이프치히에서 완성했지만, 상징적 차원에서 그의 '파리 체류 시대'가 끝난 것은 이 작품이 완성되면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말테의 수기>는 형식상의 독특함 때문만 이 아니라 릴케의 작품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도 아주 중요한 작품입니다.

이 작품에 나타난 어둡고 비관적인 서술의 성격

 말테가 회상하는 유년 시절은 릴케 자신의 유년 시절과 아주 비슷합니다. 릴케는 어린 아들로 죽은 딸을 대신하려 한 병적인 어머니와 자신의 좌절된 욕망을 아들을 통해 실현하려 한 아버지 사이에서 지극히 불행한 유년 시절을 보냈습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릴케가 말테의 회상을 통해서 어린 시절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려 한 것이 아님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는 교통사고 환자들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노이로제 현상을 연구하여, 그들이 사고 당시의 상황을 노이로제 속에서 반복적으로 체험한다고 분석한 바 있습니다. 그들의 정신이 미처 대처할 여유를 가지지 못한, 그래서 당시에는 충분히 극복하지 못한 그 공포를 꿈과 기억 속에서 반복적으로 체험함으로써 극복하려 한다는 겁니다.

 

릴케에 대하여

 라이너 마리아 릴케(Rilke, Rainer Maria, 1875~1926)는 독일의 시인이자 소설가입니다. 형상시집(1902), 신시집(1907), 오르페우스에게 부치는 소네트(1922), 두이노의 비가(1923) 등의 시집과 소설 <말테의 수기>(1910) 등이 대표작입니다.

 릴케는 1875, 지금은 체코의 수도가 된 프라하에서 태어났습니다. 당시의 프라하는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에 속한 지방 도시로서 소수의 독 일인이 지배하고 있었고, 릴케는 이곳의 소시민적 독일인 집안에서 태어났 습니다. 그의 아버지는 군인으로 출세하고자 했으나 병 때문에 제대하여 철도 회사 관리로 일했고, 어머니는 부유한 가문 출신으로서 허영심이 강 하고 재물과 권세에 대한 욕심이 많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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